보톡스와 필러

얼굴에 주름과 꺼짐때문에 처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필러와 보톡스를 헷갈려 한다.

최근에도 팔자주름이 깊어서 내원한 여성분이 보톡스를 맞으면 꺼진 팔자주름이 차올라온다고 들었다며 보톡스 시술을 받기 원한다고 하셔서 상담을 통해 필러시술로 전환하여 치료를 해 드린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이해가 될 만한 보톡스와 필러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해 보고자 한다.

1. 보톡스가 뭐예요?

먼저, 보톡스는 정확하게는 보툴리눔 톡신이 맞는 명칭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맨처음 개발한 미국회사에서 자기네 제품에 붙인 이름이 보톡스인데 그 이름이 대중화 되다보니 누구나 보톡스라고 하면 보툴리눔 톡신을 지칭하는 것이 되어 그냥 보톡스라고들 부른다.

참고로 회사에 따라 보톡스 외에, 보툴렉스, 메디톡신, 제오민, 비티엑스에이, 디스포트 등의 다양한 제품명이 있다

여기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보툴리눔 톡신보다는 보톡스라는 이름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이다. 이 독은 근육을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의약품 제조 회사에서 이 독을 분말형태로 제조하였고 이 분말을 생리 식염수에 녹여 엉덩이 주사를 맞듯이 특정 근육에 놓아주면 그 근육이 마비되거나 힘이 약해져 근육이 가늘어 진다.

이 마비효과는 보통 4-6개월간 지속되며 이시간이 지나고 나면 보톡스를 맞기 전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다면 근육을 마비시키는 이 주사를 어디에 놓을까?

평소에 눈썹을 치켜뜨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이마에 가로주름이 생기고, 미간을 찡그리는 습관이 있으면 내천자(川) 주름이 생기고, 눈웃음을 잘 치는 사람은 눈가에 까치발 주름이 생긴다.

이 세가지 주름은 감정표현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일부직업군(예를 들자면 연기자, 배우, 예술가 또는 인상을 써서 상대방에게 위협적으로 보여야 하는 직업)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선호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이마, 미간, 눈가가 주름 때문에 보톡스를 맞는 대표적인 부위이다.

다음으로 보톡스를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큰 근육에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보톡스를 주사하면 근육의 마비까지는 아니고, 힘이 약해져서 근육이 가늘어 지거나 얇아진다.

이 방법으로 가늘어지거나 얇아져서 예뻐보일 수 있는 부위에 보톡스를 맞는다.

사각턱이라고 하는 저작근에 맞으면 턱선이 갸름해지고, 종아리 근육에 맞으면 종아리가 가늘어져서 다리가 예뻐 보이고, 최근에는 어깨근육인 승모근에 주사를 하여 어깨라인이 예뻐 보이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얼굴 피부 전체에 아주 소량의 보톡스를 얇게 주사하여 피부가 팽팽해 보이도록 하는 더모톡신 주사법이 있다.

2. 필러가 뭐예요

필러(filler)는 말 그대로 채워주는 물질을 뜻한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꺼져 있는 부위를 채워 주어서 예뻐보이게, 젊어보이게 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의료용 재료이다.

광범위하게는 자가지방, 피부에 삽입하는 실 등도 필러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의료용 재료로 허가 받은 겔 형태의 주사물질인 협의적인 의미의 필러에 대해서만 설명하겠다.

일단 병원에서 사용하는 필러는 국산이든 외제든 우리나라 식품의약안전청에서 조직수복용재료로 허가를 받은 제품들이다.

필자가 처음 필러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15년 전에는 가짓수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는데 요즘엔 성분도 다양해졌고 회사별로 생산되는 제품들을 따지면 백여개 이상의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 실로 엄청나게 많아졌다.

또 같은 필러라도 예전에 비해 제품의 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개선이 되고 있다.

간단하게 분류를 해보자면 유지기간에 따라 일정기간(6개월에서 4년까지)동안 유지된후 분해되어 흡수되는 비영구필러와 10년이상의 기간동안 유지되는 반영구(또는 영구)필러가 있다.

그 외에 입자의 크기나, 단단하고 무른정도, 성분에 따라서도 분류를 하지만 이런 분류는 시술을 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라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다음으로 필러를 어디에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얼굴에 필러를 주입하는 부위는 팔자주름, 눈밑, 앞볼, 옆볼, 턱끝, 이마, 미간, 관자놀이, 코, 입술 등 거의 모든 부위이다.

용도별로 나누어 보자면

1) 꺼진 부분을 채워 올려 볼륨감을 만들어주는 용도,

2) 파인 주름을 채워서 주름을 없애는 용도,

3) 코와 입술, 턱끝 등 특정부위에 보형물 대신 주입하여 모양을 만들어주는 용도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얼굴 이외에 가슴, 손등, 둔부, 외성기 등에도 볼륨을 키우는 목적으로 필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